어촌마을 희로애락 고스란히 담기다 동해 논골담길을 거닐다
아침 햇살이 묵호항을 비추던 날 나는 도째비골 논골담길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바다 냄새가 짙게 묻어나는 골목길은 오래된 어촌의 기억을 품고 있었고 그 사이사이 벽화와 조형물이 여행자를 맞이했다.
좁은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마치 도깨비가 숨어 있다가 불쑥 나타날 것 같은 기묘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이름처럼 ‘도째비’의 전설이 살아 숨 쉬는 길이었다.
논골담길을 오르다 보면 바다와 마을이 동시에 시야에 들어온다.
파란 물결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고 오래된 집 담벼락에는 주민들의 삶과 예술가들의 손길이 어우러진 그림들이 가득하다.
그 길을 걷는 동안 나는 관광객이 아니라 이 마을의 한 조각이 된 듯한 기분을 느꼈다.
길 끝에 다다르자 묵호등대가 우뚝 서 있었다.

등대에 올라서 내려다본 동해바다는 끝없이 펼쳐져 있었고 바람은 내 마음속까지 시원하게 씻어내렸다.
이어서 도째비골 스카이밸리에 올랐다. 투명한 유리바닥 위에 서니 발밑으로 파도가 부서지는 모습이 아찔하게 다가왔다.
두려움과 설렘이 동시에 밀려들었고, 그 순간 나는 바다 위를 나는 듯한 자유를 맛보았다.

해질 무렵, 논골담길의 골목은 주황빛으로 물들었다.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그리고 바다에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작은 축제 같았다.
도째비골 논골담길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사람과 바다 예술과 추억이 함께 살아 있는 공간이었다.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길은 마음을 비우게 했고 담벼락의 그림들은 삶을 채워주었다.
여행이 끝난 뒤에도 그 풍경은 오래도록 내 기억 속에 남아 있었다.
나는 골목의 작은 카페에 앉아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정리해 본다.

☞ 위치: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 인근
☞ 이름 유래: ‘도째비’는 도깨비의 방언으로, 도깨비가 살았다고 전해지는 골짜기라는 의미
☞ 해랑전망대: 바다 위를 걷는 85m 해상 산책로. 유리바닥과 소원 공간이 있어 특별한 체험 가능
☞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엘리베이터와 전망대가 있어 동해바다를 한눈에 조망 가능. 입장권은 하루 종일 재입장 가능
☞ 묵호등대: 계단 또는 스카이밸리 엘리베이터를 통해 접근 가능. 등대에서 내려다보는 동해바다 풍경이 압권
☞ 논골담길: 옛 묵호항 어촌 마을의 골목길을 따라 벽화와 예술작품이 전시된 길. 카페와 맛집도 많아 산책하기 좋음
도째비골 논골담길은 바다·골목·예술·전망대가 어우러진 동해 여행 필수 코스입니다.
동해를 찾는다면 하루 일정으로 스카이밸리와 논골담길을 함께 즐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25.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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