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온 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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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짓밟는 게 싫어서
가출한 신발이 숲속 양지바른 곳에 숨었다.
어디서 소문을 들었는지 꽃들이 찾아와 근처에 자리를 잡았다.
이진수 시인은
“사람이 신지 않으면
구두는 아무것도 밟지 않는다.“
그리고 또 그는
“어디서 어떻게 기막히게 알았는지
어린 채송화가 와 뿌리내렸다.“ 고 했다.
나는 내가 만났던 신발과
그의 시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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