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처럼 비가 내리면....

비가 내리면 창밖을 내다보는 버릇이 생겼다.
삐걱거리는 의자에 앉아 안절부절 교실 밖 복도를 바라보며 행여나 ....~
구부러진 우산이라도 좋으니 들고 찾아오셨을까?
우산을 가져왔으니 걱정하지 마라...
하시며 손을 흔드시는 엄마모습과 마주치기를 ...
우리 엄마도 오셨다 너희엄마도 오셨네.
친구들의 우렁차고 의기양양한 목소리가 귓가에 윙윙거리고 손에 저마다 우산을 들고 영자가....
어느 반에 있을까,?
그렇게 시끌벅적 교실 밖 복도를 가득 채울 때
언제나 교실 맨 뒷자리에서 부러움으로 친구들을 쳐다보았던
지난날 빗줄기가 온 머리에 구멍을 내어버릴 만큼 강하게 내렸다
기다림에 지쳐 언제나 일상처럼 나는 그날도 혼자서
흙탕물로 뒤덮인 멀고 먼 신작로를 따라 걸어갔다
젖은 가방을 머리에 이고...
비를 맞은 다음날은 어김없는 감기몸살로 피날레을 장식하고
미안함과 간절함이 가득 아궁이에 장작을 밀어 넣으시며 작은 소리로 읊조리시던
우리 딸 감기 빨리 낫게 해 주시요...
그렇게 언제나 우리 엄마는 항상 바쁘셨다
비 오는 날에도 우산을 들고 달려오지 못하는 당신의 심정을 ...
내가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보니 그제야 이해가 되었다
가난을 물려주지 않으려 억척스럽던 엄마도 이제는 막내딸을 알아볼 수 없이 누워계신다.
오늘처럼 비 오는 날에는 엄마의 젖가슴에 큰 머리를 파묻고 불러 보고 싶다.
엄마야 ~ 엄마
찐한 커피향내음보다 오늘은 ‘여술댁’의 향기가 그립다.
오늘도 나는 창밖을 바라본다.
나는 비가 참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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