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의 강을 건너 피어난 황금빛 악양생태공원의 새벽

경남 함안의 평야 한가운데, 악양생태공원이 있다. 화려하지 않지만 깊고, 조용하지만 강렬한 인상을 주는 그곳. 이른 새벽, 아직 세상이 눈을 뜨기 전 나는 그곳을 찾았다.
공원은 안개에 잠겨 있었다. 들판은 보이지 않았고, 길도, 나무도 윤곽만 희미하게 남은 채 모두 뿌연 베일에 덮여 있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유일하게 분명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금계국이다.
안개의 강을 건너듯 발걸음을 옮기면, 발밑에서부터 서서히 퍼지는 금빛 물결. 촘촘히 피어난 금계국들이 마치 이른 아침의 희망처럼 고개를 들고 있었다.
바람은 조용히 풀을 쓰다듬고, 첫 햇살은 안개를 뚫고 천천히 금계국 위로 내려앉는다. 순간, 이 모든 풍경은 현실이 아닌 한 편의 서사시처럼 느껴졌다. 바쁜 일상을 사는 우리에겐 너무 낯선, 그러나 너무도 그리웠던 **‘정적의 아름다움’**이 거기 있었다.
악양생태공원은 그저 ‘꽃이 예쁜 곳’이 아니다. 새벽이면 시간조차 머물다 가는, 그런 특별한 공기와 풍경이 있는 곳이다.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음의 먼지도 안개 속에 흩어져 사라지고, 오롯이 나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어쩌면 여행이란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풍경을 보러 떠났다가, 결국은 자신을 다시 데려오는 일.
입장료와 주차료는 무료이며, 가족 단위 나들이나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적합합니다. 공원 내에는 어린이 놀이시설, 야외공연장, 방문자센터 등이 잘 갖춰져 있어 다양한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방문 시에는 계절별로 피어나는 꽃들을 감상하며 산책을 즐기기에 좋습니다. 특히 이른 아침 안개가 자욱한 시간대에는 더욱 몽환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악양생태공원 주소
경상남도 함안군 대산면 하기2길 208-49
(지번: 함안군 대산면 서촌리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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